별은 북극성을 중심으로 하루에 한 바퀴씩 일주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노출을 줘서 별이 지나간 궤적을 촬영하는 것을 일주 사진이라고 합니다.
별들은 그 방향에 따라 움직이는 모습이 다릅니다.
북극성 주변에서는 동심원의 궤적을, 동쪽과 서쪽에서는 거의 직선에 가까운 궤적을, 남쪽에서는 지평선 아래에 있는 천구 남극을 중심으로
완만한 곡선을 그리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별이 지나가는 궤적을 지상의 배경과 어울리게 촬영하면 아름다운 야경 사진을 얻을 수 있습니다.
거제도. 1997. 동쪽 하늘에서는 별들이 오른쪽 윗 방향의 사선을 그리며 떠오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소백산. 2001. 서쪽 하늘에서는 오른쪽 아래로 별들이 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거제도. 1998 남쪽 하늘에서는 지평선 저 아래에 있을 천구의 남극을 중심으로 별들이 큰 원을 그리며 완만한 움직임을 보입니다.
고창. 2001.북쪽 하늘에서는 북극성을 중심으로 별들이 동심원을 그립니다.
위 사진들은 중형 필름 카메라를 이용하여 45분 ~ 2시간 반 정도의 노출로 촬영된 것입니다. 디지털 카메라에서는 이렇게 오랜 시간 노출을 주기가 어렵습니다. 노이즈가 급격히 증가하는 등의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명 ‘끊어 찍기’라는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30초 정도의 짧은 노출로 연속해서 계속 촬영한 뒤 포토샵 등의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에서 한 장의 사진으로 합치면 됩니다.
1.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챙겨야 할 것들
밤에 카메라 렌즈에 이슬이 내리면 더 이상 촬영할 수 없게 됩니다.
카메라 렌즈가 대기 온도보다 차가워지지 않도록 따뜻하게 감싸주면 이슬이 내리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주머니 난로나 핫팩, 쑥찜팩 등을 렌즈 위에 올려놓고 헌 옷 등으로 감싸주면 됩니다. 너무 뜨거운 부분이 닿지 않도록 조심합니다.
몇 시간씩 카메라를 고정해두고 촬영해야 하므로 여름이 아니라면 옷도 두툼하게 입어야 합니다.
또한 무료한 시간을 때울 수 있는 무언가가 있으면 도움이 됩니다. 게임기나 PMP 등이 있으면 좋고, 여자 친구가 있다면 추위와 무료함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겠죠. ^^
2. 일주 사진의 촬영
① 카메라의 <장노출 노이즈 감소>기능을 해제합니다. 아쉽지만 카메라의 <장노출 노이즈 감소>기능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이 기능을 사용하면 노출 시간만큼 노이즈 감소 처리를 위한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예를 들면 15초 노출로 촬영한다면 촬영 뒤 15초 동안 노이즈 감소처리를 하게 되므로 그 만큼의 촬영 공백이 생기게 됩니다. 이렇게 촬영 간격이 벌어지게 되면, 나중에 한 장의 사진으로 합칠 때 별의 궤적이 이어지지 않고 뚝뚝 끊어진 점선으로 보이게 됩니다.
② 이전 글(1. 망원경 없이 별을 찍을 수 있는 고정촬영의 노하우 바로가기)에서와 같이 촬영할 구도를 잡고 조리개, 셔터 속도 등을 설정하도록 합니다. 테스트 촬영이 성공적이라면 이제 준비는 다 되었습니다.
③ 드라이브 모드를 <연사>로 설정합니다.
④ 이제 릴리즈의 버튼을 눌러서 고정시키면 카메라가 연속으로 촬영하게 됩니다.
별은 북극성을 중심으로 하루(24시간)에 한 바퀴(360도)를 돌아갑니다. 즉 1시간에 15도를 돌아가는 것입니다. 밤하늘을 바라보고 손을 쭉 펴서 손바닥을 벌리면 15도 정도가 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오랜 시간 촬영할수록 더 긴 궤적을 얻을 수 있습니다. 오랜 시간 촬영하기 위해서는 배터리를 완전히 충전시켜서 사용해야 합니다. 완전 충전한 카메라로 30초씩 연속으로 촬영하면 대개 3~5시간 정도 촬영할 수 있습니다.
3. 촬영된 사진들을 1장의 일주사진으로 합치기
이제 촬영된 사진들을 한 장으로 합쳐 봅니다. 우선 포토샵을 이용한 방법입니다.
① 포토샵에서 첫 번째 사진과 두 번째 사진을 불러옵니다.
두 번째 사진에서 <Ctrl+A>키를 눌러서 전체를 선택하고 <Ctrl+C>키를 눌러서 복사합니다.
② 첫 번째 사진에서 <Ctrl+V>키를 눌러서 붙여 넣습니다. 이제 레이어 창을 보면 두 개의 레이어가 보입니다.
③ 붙여 넣은 레이어의 속성을 <lighten>으로 바꿉니다.
④ 세 번째 사진 이후로 위 과정을 반복합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포토샵에서 <lighten>모드를 적용하면 두 장의 사진을 비교해서 보다 밝은 부분을 기준으로 이미지를 만들어 냅니다. 각각의 사진에서 어두운 배경은 가만히 있고, 밝은 별들이 움직여 갑니다. 별은 배경의 밤하늘보다 밝으므로 각각의 사진을 겹칠 때 움직이지 않은 배경은 그대로 이면서 움직여간 별들만 추가적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촬영한 장수가 얼마 되지 않는다면 위와 같은 방법으로 한 장씩 불러와서 합칠 수도 있습니다만, 촬영 매수가 많아지면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자동으로 처리하는 프로그램을 이용하도록 합니다. 이런 프로그램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프리웨어가 몇 가지 있는데, 여기서는 Startrails 프로그램을 이용해 보겠습니다.
① 아래 프로그램에서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으시면 됩니다.
Startrails.exe
② 압축을 풉니다. 이 프로그램은 설치하지 않고 바로 실행이 가능합니다. <Startrails.exe>을 더블클릭하여 실행합니다.
③ 파일열기 아이콘을 클릭하고 하나로 합칠 파일들을 모두 선택합니다.
④ 궤적 만들기 아이콘을 클릭하면 자동으로 하나로 합치는 과정이 시작됩니다. 불러온 전체 파일 중 현재 몇 개까지 합쳤는지 맨 아래쪽에 숫자와 파란색 막대로 표시됩니다.
⑤ 궤적 만들기가 끝나면 저장하기 아이콘을 클릭하여 결과를 저장합니다.
⑥ 디지털 사진에서는 장시간 노출로 핫픽셀이 발생하곤 합니다. 합쳐진 파일에서도 이곳 저곳에 희거나 붉은 점들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런 점들을 포토샵과 같은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에서 지우면 더욱 좋은 사진이 됩니다.
핫픽셀을 지우는 수고를 덜기 위한 방법이 있습니다. 촬영을 끝나면 렌즈 캡을 막고 동일한 설정으로 1장을 더 찍어 둡니다. 이 사진에는 검은 바탕에 핫픽셀만 나타나게 되는데, 이런 사진을 dark frame이라고 합니다.
위 ③과정으로 합칠 사진을 불러온 뒤에 dark frame 아이콘을 클릭하여 마지막에 촬영한 dark frame을 불러옵니다. 이제 궤적 만들기를 실행하면 dark frame에 나타난 핫픽셀의 위치를 분석하여 다른 모든 사진들에서 같은 위치에 나타난 핫픽셀을 자동으로 지워줍니다. 이렇게 완성된 사진입니다.
2009. Canon EOS 5D Mark II, EF 15mm f/2.8 Fisyeye, ISO 3200, f/4 30초씩 220장 합성
일식과 같은 특이한 천문 현상을 연속으로 촬영하여 그 경과를 1장의 사진으로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일식의 과정을 3분 간격으로 촬영한 것을 겹쳐서 만든 것입니다. 태양을 촬영할 때에는 너무 밝아 배경이 나오지 않으므로 해가 지고 나서 한 장을 추가로 찍어서 배경을 살릴 수 있었습니다.
부분일식, 2010 1월. Canon EOS 5D Mark II, EF 200mm f/2.8L Ⅱ USM 3분 간격 촬영.
해 말고도 달이 뜨거나 지는 모습도 연속으로 촬영하기에 좋은 대상입니다. 3~10분 정도의 간격으로 촬영하면 됩니다.
덕수궁. 2010. Canon EOS 5D Mark II, EF 200mm f/2.8L Ⅱ USM 촬영 후 크롭. 3분 30초 간격 6장 합침.
별이 아주 잘 보이는 곳에서 촬영하는 경우 별이 너무 많아서 일주 사진을 만들면 온 하늘이 별의 궤적으로 밝아져 버리기도 합니다. 이럴 때에는 별이 조금만 나오도록 좀 어둡게 찍어야 합니다. 반대로 별이 잘 보이지 않는 도시의 하늘에서는 밝은 별들만 찍히기 때문에 일주 사진을 만들기가 오히려 쉽습니다. 일주 사진의 장점은 서울 하늘과 같이 광공해로 가득한 곳에서도 별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래 사진들의 노출 정보를 참고하여 대도시의 밝은 하늘에서도 별 사진 촬영에 도전해 보시기 바랍니다.
대전, 2011 Canon EOS 5D Mark II, EF 14mm f/2.8L Ⅱ USM, ISO800, f/4 15초씩 490장 합침
서울. 2011. Canon EOS 5D Mark II, EF 16-35mm f/2.8L II USM, ISO100, f/5.6 15초씩 260장 합침
경복궁. 2010. Canon EOS 5D Mark II, EF 24mm f/1.4L II USM, ISO 400, f/4 3.2초씩 640장 합침